처음 다이빙을 한 건 열다섯 살 무렵이었습니다. 그때는 이 일이 이렇게 오래 제 생활에 남을 줄 몰랐어요.
안녕하세요. 스쿠버다이빙 강사 박서영입니다. 다이브박스에는 직접 다녀온 바다와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쌓인 생각을 담고 있습니다.
장비는 낯설었지만, 물속에서 숨 쉬는 건 좋았어요
저는 원래 이것저것 체험해보는 걸 좋아했습니다. 이모와 함께 스키도 타고, 수상스키도 하고, 승마도 했어요. 다이빙도 그렇게 만난 활동 중 하나였습니다.
처음 갔던 곳은 잠실 다이빙 풀이었습니다. 처음 보는 장비를 하나씩 몸에 달면서 속으로 생각했어요. “이게 다 뭐지. 다 처음 보는데.” 그런데 의외로 물속에서 숨 쉬는 느낌은 크게 낯설지 않았습니다. 그냥 숨 쉬면 되겠지, 하는 마음이었어요. 장비도 바다도 아직 잘 모르던 때였습니다.
열일곱 살 무렵 첫 다이빙 자격을 취득했습니다. 열다섯 무렵 처음 접했던 다이빙을 조금씩 배워가던 시기였어요.
두마게테에서 돌아와서는, 맨날 다이빙하고 싶었습니다
열아홉 살 무렵으로 기억합니다. 이모와 이모 친구들을 따라 필리핀 두마게테에 갔어요. 따뜻하고 잔잔한 물, 물속까지 들어오는 햇빛, 산호 사이를 오가는 물고기들. 그 바다는 이모와 함께 노는 커다란 놀이터 같았습니다.
지금도 기억나는 건 생물들이 살아가는 사소한 모습들이에요. 거북이가 산호에 목을 긁는 모습도 보고, 똥을 싸는 것도 봤습니다. 모래에서 빼꼼히 나온 가든일, 눈앞을 가득 채운 잭피시 떼도 기억납니다. 특별히 무언가를 해야 재미있는 게 아니라, 물고기들이 돌아다니고 먹고 사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재미있었어요.
그 여행 뒤에는 “앞으로 맨날 다이빙해야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후에는 다이빙이 빠진 여행을 거의 떠나지 않게 됐어요.
제가 좋아하는 건 햇빛 아래 산호와 물고기를 바라보며 물속에 떠 있는 시간입니다. 가끔은 우주 같다고 생각해요. 다만 제가 좋아하는 바다는 따뜻하고, 색깔이 있고, 생명이 있습니다. 넓은 정원 안에 떠 있는 느낌에 더 가깝습니다.
혼자 즐기던 바다가 가르치는 일이 되기까지
스무 살 무렵 스쿠버다이빙 강사가 됐습니다. 그렇다고 다이빙이 늘 한결같이 좋기만 했던 건 아니에요. 한동안은 스쿠버다이빙에 권태기가 와서 프리다이빙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주변의 요청으로 몇 번 강습을 하게 됐습니다. 제가 아는 것을 설명하고, 그걸 배운 사람이 달라지는 모습을 보는 게 생각보다 뿌듯했어요. 물을 무서워하던 분과 물속에서 눈을 맞추고 손을 잡아드렸을 때, 조금씩 안심하고 다이빙을 즐기게 되는 모습이 기억납니다. 본인도 그 변화를 신나 하는 걸 보면 저도 기뻤어요.
그 뒤로 실제 교육 현장에서 많은 학생을 가르치고 여러 자격 과정을 운영했습니다. 자격을 취득하는 과정을 함께하고, 국내 교육과 해양실습을 진행하고, 해외 다이빙 투어도 여러 차례 운영했어요. 처음에는 제가 즐기던 바다를 나누는 일이었는데, 어느새 함께 들어가는 사람들의 준비와 경험까지 생각하는 일이 됐습니다.
예전에는 그때그때 해보면 되겠지, 하는 편이었습니다. 하지만 학생도 다르고 바다의 조건도 달라지니, 제가 익숙하다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어요. 함께하는 사람이 많아지는 것보다 제가 한 사람 한 사람을 충분히 살필 수 있는지가 더 신경 쓰이게 됐습니다.
여전히 좋아하는 시간
리브어보드에서 아침 커피를 마시며 해 뜨는 바다를 보고, 낮에는 물속에 들어가고, 밤에는 망망대해 위에서 별을 올려다보는 시간을 좋아합니다. 배가 살짝 흔들리는 느낌까지도요.
다이빙을 좋아하게 된 분들이 좋은 경험을 쌓고 오래 즐기는 모습을 보는 것도 큰 보람입니다. 이곳에는 그런 사람들과 다녀온 바다, 교육하면서 느낀 점, 장비를 쓰면서 생긴 생각을 제 이야기로 남기고 싶습니다.


